울산TP, 스마트공장 넘어 '제조 AX' 상용화 앞장
- 울산 주력산업에 AI 실증… 제조현장 자율화 시동 -
울산테크노파크(울산TP)가 지역 주력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본격화한다. 10여 년간 축적한 스마트공장 보급 기반 위에 AI 실증을 더해, 단순 자동화를 넘어선 자율형 제조체계로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울산TP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제조 AI 신속 상용화 프로젝트(AX-Sprint 300)’에 기획기관으로 참여한 3개 과제가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3개 과제의 총사업비는 71억 7,200만 원 규모로, 국비 50억 1,800만 원과 민간부담금 21억 5,400만 원이 투입된다. 울산의 양대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며,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차체 부품과 전동화 부품 양쪽에서 실증이 추진된다.
먼저 조선 분야에서는 세진중공업(공급기업 에이치씨엔씨)이 주관하는 ‘AI 기반 조선 블록 용접 자율화 시스템 상용화 실증’이 추진된다. 총 18억 9,000만 원을 투입해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 온 블록 용접을 레일 용접 로봇 기반으로 자율화하는 사업이다. AI가 최적 용접조건을 스스로 도출해 용접 레시피를 자동 생성하면, 로봇이 이를 바탕으로 용접 경로를 실시간 조정한다. 작업 결과는 기존 MES와 OPC-UA 게이트웨이와 연계돼 자동으로 기록되며, 시간당 용접 완료 길이를 기준으로 생산성을 10% 높이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두 개 과제가 추진된다. 대성사(공급기업 큐엔티)가 추진하는 ‘프론트 멤버 펜더 에이프론 제조라인 AI 기반 로봇 이상탐지 및 공정 최적화 시스템 구축’에는 총 18억 8,200만 원이 투입된다. 신차종 차체 제조라인의 로봇 85대와 164개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로봇의 이상과 고장을 사전에 예측한다. 또한 설비종합효율(OEE)을 기반으로 공정의 가동 상태와 병목을 분석해 생산 완료 예상시간(ETA)과 생산목표 달성 확률을 예측하고, 3D 시뮬레이션 가상 시운전을 통해 공정 최적화 방안의 타당성까지 검증하는 자율제조 체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리하온(공급기업 인텔렉투스)이 2년간 총 34억 원 규모로 주관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기반 EV배터리 BFA 모듈형 유연생산 자율전환 시스템 상용화’는 다품종 혼류 생산에서 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공정 전환(Changeover)’ 구간을 표적으로 삼았다. 설비 가동 전 3D 디지털트윈에서 설비 파라미터와 비전 검사 조건을 검증해 초기 불량을 차단하고 목표 수율에 즉시 도달하도록 한다. AI 오케스트레이터는 변종 전환 스케줄링과 우회 경로를 스스로 조정해 생산 흐름을 최적화하고, 제조 특화 LLM은 자연어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이 기능들은 모두 AAS(IEC 63278-1) 기반의 이기종 설비 데이터 표준화를 토대로 구현된다.
울산TP는 2014년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착수 이후 지난해까지 지역 514개 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이는 울산 제조업 등록공장 3,257개의 15.8%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급 초기 기반 구축에 집중했던 사업 방향은 최근 고도화·지능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TP는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과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을 통해 지역 제조현장의 데이터 표준화와 수집·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고성능 GPU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기업이 자체 인프라 없이도 AI 모델을 학습·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축적된 제조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은 이번 스프린트 과제의 실증 기반으로 직접 연결된다.
울산TP 관계자는 “스마트공장이 ‘공장을 보이게 만드는 일’이었다면, 제조 AX는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514개사의 자동화 기반 구축 경험과 현장 데이터가 있기에 울산은 실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는 구간을 가장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TP는 이번 3개 과제의 성과를 표준 모델로 정리해 동종 업종으로 확산하고, 기반 구축 → 데이터 표준화 → AI 실증 → 자율제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전환 체계를 지역 차원에서 정착시킬 계획이다.